중학교 2학년인가...
쉬는 시간에 옆 친구와 오목을 두었어요.
그 시절에 오목을 제가 엄청 잘 했지요.
제가 친구를 이겼어요.
근데, 옆에서 영어 선생님이 지나가면서 이러는거예요.
' 오목만 잘 두면 뭐하냐? 공부를 잘 해야지'
헐...
상대방 아이가 우등생이긴 하지만, 저도 꽤나 공부를 잘 하는편이었거든요?
선생님한테 이런 무시 당해본 것 처음이었고 정말 기분 나빴어요.
저보다 공부 잘 하는 애한테는 제가 일부러 오목을 져줘야 된다..이런겁니까?
그게 학생의 도리입니까?
뭐든지 공부, 성적으로 단정지어버리는 선생님들~ 어른들때문에 얼마나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지,
어른들이 그냥 툭~ 던지는 한마디에 그 아이의 자존감이 얼마나 철저하게 짓밟히는지 어른들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왜 그순간 저를 보고 그런 말을 내뱉었을까요?
아마도 성적이 안좋으면 다른 것도 다 보잘 것 없는 아이,
다른 재능따위는 돌아볼 필요도 없다 라고
평소 그 선생님은 생각하고 있었던것이겠지요.
그 장면만큼은 23년 전의 일인데도 어제일처럼 생생하네요.
어찌나 자존심이 상하던지...
내가 치사해서라도 그 애보다 성적 더 나와야되겠구나,
정말 부들부들 떨면서 이갈면서 시험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청소년 시 추천 - 박성우 '용서를 받다'
용서를 받다
짝이 돈을 잃어버렸다
몇 번이고 같이 찾아보았지만
잃어버린 돈은 나오지 않았다
날 의심하는 거야?
너 아니면 가져갈 사람이 없잖아!
짝은 엉뚱하게도 나를 의심했다
아니라고 부정할수록 자존심만 구겨졌다
하늘이 백조각 나도 나는 결백하다
기어이 교무실까지 불려 가고 말았다
담임 선생님도 나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끝까지 아니라고 했지만
이번 한 번만 그냥 넘어간 준다며
너그럽게 다그쳤다
몸이 부들부들 떨려 왔고
이를 앙다물고 참아도 눈물이 났다
내 짝은 우리반 일등에다가
모든 선생님들께 예쁜을 받는 애니까
어이없게도 나는
아무 잘못도 없이 용서를 받았다
- 박성우 -
RECENT COMMENT